나의 산골이야기

차가운 겨울 숲에서 사는 이유,,(3) 본문

나의 산골이야기/2022년 하반기(9월~12월)

차가운 겨울 숲에서 사는 이유,,(3)

영혼의 수도자 2022. 12. 31. 03:01

강원도 산속은 겨울이 되면 사람이 살기엔 힘들다,

 

산속의 온도는 산 아래 마을보다  훨씬 더 춥다, 겨울이 되면 5도의 온도 차이가 난다,

마을이 영상일 때도 산속은 마이너스 온도를 기록한다,

 

그리고 눈이 왔을 때 눈의 양도 마을보다 훨씬 더 많이 쌓이고 잘 녹지 않는다, 그리고 바람도 더 거세게 분다,

또 태양도 한 시간 이상 빨리 지고 더 늦게 뜬다, 아침에 오전 9시가 되어야 햇빛이 겨우 보인다, 

 

눈이 많이 내린 산속은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다, 전기도 없고, 전화도 안돼고,티비도 없고, 또 유일한 교통편인 자동차도 산속에서 마을로 내려갈 수 없기에 그냥 눈속에 갇히게 된다,

 

처음에는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산속에 갇히게 되니까 하루, 이틀, 사흘까지는 답답하고 안절부절못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 그런데 5일째부터는 모든 걸 포기하게 되니까 초조하고 불안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편안해지면서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 4년 전 태풍이 와서 도로가 완전히 망가져 15일 동안 고립된 적이 있었는데,  나중엔 아무렇치 않고 오히려 담담하고 마음이 더 편안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추운 겨울의 산속에서 일반 사람들이 사는 건 더욱 힘들다, 나는 왜 이런 추운 겨울에도 산속에 사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내가  산야시<sannyasi> 족일까, 아니면 심오한 철학을 공부하면서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도자인가,

 

영하의 차가운 겨울 산속에서는 할 일이 없다,

오직 난방 걱정 뿐이다, 원초적인 걱정, 통나무를 도끼로 패고, 벽난로에 불을 피우고, 통나무를 난로에 넣어서 태우고, 또 황토방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통나무를 태우고,,,,여기에 고구마도 구워 먹고, 단밤도 구워 먹는 등 맛있는 요리를 해서 먹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리고 기다리는 시간들 뿐이다, 기다린다는 것은 어쩌면 어떤 기대감을 가져오기에 설렘도 함께 온다,

멍하니 벽난로에 불타는 불꽃을 보면서 긴 겨울을 보낸다, 뇌를 쓰지 않고 명상을 할 때처럼 뇌를 휴식하게 한다,

 

'쉼',,,만물()을 쉬게 하는 추운 겨울은 휴식이 필요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힐링의 시간이 아닐까,

정치, 경제, 사회, 돈,과 가정과 직장 등 여러가지 문제들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망가질 때로 망가진 녹슨 뇌와 머리를 푹 쉬게 하는 휴식의 시간이 바로 산속의 겨울이다,

 

음악 속에 파묻혀 책도 읽고 명상도 하고 그냥 멍 때리고 있는 시간들이 어쩌면 지루하고 괴로운 시간일 수 있겠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즐거움의 시간일 수도 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어쩌면 감옥의 수감 생활과 비슷한 시간인데도 차원이 다른  숭고한 시간들이다,

티벳의 고승들이 추운 겨울에도 높은 산속의 동굴 속에서 수행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일까? 수도자들이 아무도 없는 깊은 산속에서 기도하고 묵상하며 은둔의 생활을 하는 것도 신을 향한 기도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적인 성찰과 자각을 위해서 세상과 단절하여 은둔의 삶을 택한 것이 게 아닐까,

 

차가운 겨울은 '카르체리' 수도원<이태리 아시시에 있는 봉쇄 수도원으로, ‘카르체리’란 적막한 장소를 의미하는데, 이 명칭은 그 당시 동굴에 으스스한 독방이 있었던 것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한다>처럼 신이 나에게 선물한 귀중한 휴식 시간의 연장 선상이다, 영혼에 대한 소망이나 갈구는 차가운 긴긴 겨울에 목마름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추운 겨울은 축복이다,

신이 내린 축복이다,

 

지금의 시간들은 내가 지구에서 생존하고 우주 속에서 함께 하는 시간이다, 나아가 대한민국이라는 이 작은 나라에서, 그것도 강원도라는  오지의 산속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오고 가며, 어제는 과거이고, 오늘은 현재이고, 내일은 미래라는 단순한 논리를 복잡하게 확대해서 사회적 문제라는둥  과학적이니, 철학적이니, 하면서 더 크게는 광활한 우주와 비교한다,

 

먼 과거와 현재와 미래 속에서 빅뱅이 이루워지고, 또 새로운 탄생이 일어나고, 사라지고, 무(無)에서 유(有)로 변환하고, 유(有)에서 무(無)로 변하는 이런 순환들이 계속되면서 우주와 지구와 사람들과 동물들이 변형되는 가운데 작은 미생물이 번식하고, 변모하고, 새롭게 탄생하면서 지구는 순환하는 게 아닐까,

 

헛된 것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헷갈리게 했다,어떤 게 진실일까? 진실이라는 게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악순환' 이것이 숨겨진 진짜 진실이 아닐까? 혼돈속에 거짓이 참된 것처럼 둔갑하고 진실이 거짓으로 변모하는 세상, 거짓말이 횡행()하며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게 했다,

 

깊은 산속에서 사람들과 접촉도 없이 혼자 살다 보면 자연히 알게 된다, 

큰 우주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진실과 거짓도 다 내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