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12월의 강원도 산속,,(1) 본문
강원도 날씨는 일기예보와는 맞지 않는다,
그동안 12월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었었는데, 내가 서울 집으로 온 하루만에 영하 10도까지 내려갔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강원도 영동지방의 경우 따뜻한 영상(零上)의 날씨가 계속된다고 했었는데, 내가 그 말을 너무 믿었나 보다, 내가 애지중지(愛之重之)하며 키운 대명석곡이 거의 다 얼어죽고 말았다, 유튜브에서 대명석곡을 꽃 피우는 방법 중 하나가 영하 5도까지의 극한 상황에 적응하도록 대명석곡을 차가운 날씨 속에서 키우라고 하기에 햇볕과 통풍이 좋은 다육이를 키우는 키핑장<3단 진열대로 이루어진 다육이 집>에 놔두었는데 영하 10도의 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죽고 만 것이다,
참담하고 안타까워서 차마 바라볼 수가 없다, 서둘러 집안으로 들여놓긴 했지만 대명석곡의 푸른 잎은 누렇게 변하고 냉해로 시들어 버렸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몇 개의 대명석곡이 살아있어서 서둘러 목욕탕으로 가져가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시켰다, 두 달 동안 물을 주지 않아서 물에 대한 갈망이 심한 대명석곡들은 물을 흠뻑 적시자 살았다는 듯이 잎들이 금방 싱싱해졌다,
산속생활을 하면서 다육이와 수많은 종류의 꽃들 때문에 나의 중요한 시간들을 이들을 키우는데 소진되고 있다, 이게 과연 잘하는 것일까, 작은 것들 때문에 큰 일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철학적인 문제가 나의 머리를 어지럽게 한다,
그동안 나를 근심케했던 어지럼증 증상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 새롭게 태어난 기분이다,
온몸이 아팠던 것이 이제는 별개 아니라는 생각이 드니까 큰 통나무를 번쩍 번쩍 들고 자동차에 싣고 운반해도 걱정이 되지않고 힘이 더 솟구친다,
다시 10년은 더 젊게 살 수 있다는 희망에 내년 초에 새롭게 해외여행을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어디로 갈까, 따뜻한 동남아로 갈까,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이태리로 갈까, 남미로 배낭여행을 다시 한번 떠나볼까, 다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희망에 가슴이 벅차오르며 신이난다,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세등등하게 서 있는 소나무들이 오늘따라 더 멋있게 느껴진다,
벽난로에 통나무들을 계속해서 불때고 있어도 통나무가 부족할까 걱정도 안되고 즐겁다, 아니 벽난로 속에서 타오르는 매콤한 나무 연기도 정겹다,
기분이 좋으니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고 멋있다, 통나무 장작들이 불꽃을 너울대며 훨훨 타고 있는 가운데 환한 빛을 발하고 있는 벽난로의 불꽃을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보름달이 겨울 산밤을 환히 밝힌다,
황토방의 뜨거운 열기가 찜질방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날씨가 추우니 뜨거운 열기도 기분 좋게 느껴진다,
창문을 열고 창밖의 환한 달빛을 보면서 명상에 잠기는데, 참 좋다,
차가운 겨울밤, 뜨근 뜨근한 황토방에 있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차가운 날씨에 얼었던 몸이 녹으면서 훈훈한 열기가 온몸을 덮혀 주니까 기분도 업된다, 몸에서 땀이 나면 황토방 밖으로 나와서 하늘에 떠있는 별도 보고 연못가에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가서 노니는 것만 같다,
황토방 아궁이에 지필 땔감용 나무도 풍부하다 보니 마음이 여유롭고 부자가 된 기분이다,
마음이 여유로워지니 세상을 바라보는 느낌도 다르다, 강원도 깊은 산속에서의 생활은 나를 한 단계 더 높은 성숙함으로 이끈다, 높은 자존감과 함께 정신 세계를 다른 차원에서 바라보게 된다, 흡사 신선들의 세계를 잠시 구경하는 느낌이랄까,
'나의 산골이야기 > 2022년 하반기(9월~12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가운 겨울 숲에서 사는 이유,,(3) (2) | 2022.12.31 |
---|---|
겨울 산속에서,,(2) (4) | 2022.12.26 |
살다 보면 어지럼증이 온다,,(6) (2) | 2022.12.18 |
나의 퀘렌시아에서 명상을 하다,,(5) (3) | 2022.12.14 |
12월의 산속,,(4) (1) | 2022.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