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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 로마,,(19)

영혼의 수도자 2024. 10. 25. 04:59

바티칸 박물관과 미켈란젤로가 그린 '천지창조'의 그림을 보면서 사진으로 보는 그림과 직접 눈으로 보는 그림의 느낌 차이는 참으로 다른 것 같다, 

 

시스티나 예배당의 높은 천장에 그려진 그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목이 아프고 힘이 드는데, 미켈란젤로는 저 높은 천장에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를 생각하면서 그림을 보는데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동과 함께 웅장함에 압도당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오래된 시간을 뛰어넘어 미켈란젤로가 살던 르네상스 시대로 돌아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미켈란젤로는 이것을 그리기 위해 작업대에 서서 고개를 뒤로 젖힌 불편한 자세로, 혹은 판자를 세우고 그 위에 누운 자세로 4년만에 완성했는데, 작업이 워낙 엄청난 중노동이었기 때문에 미켈란젤로는 목과 눈에 심한 이상이 생겼다고 한다,

 

자신을 화가가 아닌 조각가라고 주장한 미켈란젤로는 화가가 되어 붓을 들고 그 어떠한 유능한 화가보다 더 창의적이고 후세에 영원히 남을 불멸의 작품을, 신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느낄 만큼 완벽하게 그려놓았다, 

 

한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위대한 그림을 보면서 어쩌면 미켈란젤로는 외계인이거나 신이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해서 이런 작품을 남기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바닥에 누워서 이 놀랍고 위대한, 탄성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작품을 하루종일 바라보고 싶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내 오른쪽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

그리고 경비원이 관광객의 출입을 막으며, 예배를 드리려는 사람만 예배를 보는 안쪽으로 들어가게 한다,

내가 경비원한테 다가가 예배를 드리겠다고 하니까 나를 입장시킨다,

 

아픈 다리도 휴식하게 할겸 성당의 뒷편 의자에 앉아서 기도드렸다,

"주님, 염치 없이 주님 앞에 앉아서 기도드립니다. 이렇게 먼 이국 땅에 와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항상 건강하고 편안하게 지금 이 자리에 오게 해주신 하나님과 주님의 은혜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번 이태리 여행을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간절히 기원합니다. 아멘."

 

나의 짧은 기도가 끝나자 마자, 노(老) 신부님<나중에 가이드로부터 추기경이라고 들었다>께서 이태리 말로 설교를 하신다, 무슨 이야기인지, 무슨 말을 하시는 건지 모르지만 장중한 분위기에 압도당하여 겸허하게 노신부님의 말씀을 귀담아듣는다,

 

노신부님의 간단한 설교가 끝나자, 성가대가 복음 성가를 부른다,

그런데 성가를 부르는 카운터 테너<여자 음역인 콘트랄토나 메조 소프라노 음역을 노래하는 남자 성악가>의 목소리가 어찌나 아름답고 맑던지 꼭 천상의 목소리 같다, 라디오나 CD를 통해 듣는 것과 달리 직접 카운터 테너가 부르는 성가를 들으니 내 영혼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어서 파이프 오르간의 장엄하고 황홀한 선율이 큰 성당 안에 울려 퍼진다, 

파이프 오르간의 진동과 파장이 나의 귀와 온몸에 전달되어 전율이 일어난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나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도 이런 음악을 들으면 신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한동안 울려퍼지는 파이프 오르간의 웅장한 연주가 끝나자, 노신부님이 미사 순서대로 의자에서 일어나 신을 찬양하는 소리에 미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합창을 한다, 그리고 다시 앉고 일어서는 의식을 계속 거행한다,

 

이번 이태리 여행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바티칸 대성당에서 경이로운 예배를 드린 감격적인 순간과 돌로미티의 웅장한 산 정상에서 전경(全景)을 바라보며 명상한 것이다,

 

피곤하고 고달픈 이태리 여정은 이런 돌발적인 아름다움과 감동과 감격으로 인해 다시 한번 더 바티칸 대성당과 돌로미티를 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이 서린 이태리는 몇 번을 가도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신비하고 오묘한 나라인 것 같다,

 

 

스페인 광장,,

스페인 계단은 1725년 완공된 건축물로, 스페인 광장과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을 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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