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겨울이 찾아온 산속,,(1) 본문
11월 말인데도 산속은 추운 겨울 날씨다,
마을과 온도 차이가 5도 정도 차이가 나니까, 여름에는 시원해서 좋지만 겨울에는 추워서 힘들다,
밤이 되면 얼음이 꽁꽁 얼어서 철저히 겨울 준비를 해야만 한다,
그래서 추위에 약한 금목서와 꽃치자 등의 나무들과 꽃나무들을 창고에 보관하거나 집안으로 들여다 놓았다,
그러나 몇 그루의 꽃나무들이 동해(凍害)를 입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지붕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작년 겨울에 많은 눈이 왔을때, 기와장 들이 떨어졌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기와장으로 보수했다, 또 영혼의 심터로 가는 호수물을 빼주고 수리했다, 황토방이 있는 화장실에도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고서 세면기구와 샤워기구 변기통을 담요로 쌓주었다, 이런 자잘한 일들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산골 생활의 현주소다,
사람들이 왜 전원주택에 오래 살지 못하고 포기하는지를 생생히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내가 사는 산속처럼 전기도 없고, 전화도 안되고, 또 현대 기기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인터넷도 안되고, TV도 볼 수 없는 곳에서 산다는 것은 현대인들에게는 단 하루도 견딜 수 없는 감옥 같은 생활일지도 모른다,
반면 전기가 들어오는 교외 전원(田園)이나 시골 외곽지역에 지어진 전원주택은 도시생활에서 누릴 수 없는 자연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필수 아이템인 휴대폰과 컴퓨터와 TV 등을 사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도심지역과 다르게 슈퍼마켓도 멀리 있고, 맛있는 식당도 거리가 멀고, 또 병원과 은행, 우체국, 세탁소 등 여러 가지 편의시설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불편하다,
전원주택도 혼자서 살기에는 절대로 만만하지가 않다, 첫번째로 고통일 수도 있고, 즐거움일 수도 있는 외로움과 동거하며 이 외로움을 참고 견디어야 하는데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살고 있는 현지 주민들과의 교제가 결코 쉽지가 않다, 대화도 안되고 함께 친구로 살아가기에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겨울에는 난방비가 아파트에 살 때보다 몇 배로 많이 든다, 이 뿐만이 아니다, 단독주택은 온갖 종류의 보수와 수리를 해야 한다, 예컨대, 고장난 가전제품부터 시작해서 전기와 수도 등등 내가 직접 수리하거나 보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추운 겨울철에는 수도나 난방기구들이 얼어서 터지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발생한다,
그래서 전기나 주택 자재들을 보수하기 위해서 일일히 수리공을 부를 수가 없는 경우가 많기에 전원주택에 살게 되면 수리공의 출장비도 도심에서 사는 경우보다 두세 배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현지 주민들과의 갈등과 질시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전원주택에 살게 되면 외지인이라고 질시를 받고 온갖 텃세를 감수해야 하는데, 말도 안되는 텃세는 분노와 함께 절망에 빠지게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시골 사람들은 자기 것은 고추 한 개라도 가져가면 벌벌 떨며 아까워하는데, 외지인이 가지고 있는 공구나 자재, 농기구는 마치 자기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다 가지고 간다, 심지어 땔감까지 눈에 보이면<사람이 없을 때> 양심의 가책도 못 느끼는지 그냥 가져간다,
또 마을과 멀리 떨어져 살게 되면 도둑과 강도들이 집으로 침입해서 사람을 해치거나 모든 귀중품들을 훔쳐간다,
전원주택이나 별장을 가진 사람들이 한 번씩 이런 일을 경험한 후 질겁하여 전원주택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귀환한다고 한다, 내가 아는 몇몇의 사람들도 강도를 당하고 도둑을 맞고서 자신들이 상상했던 낭만적이고 멋진 전원생활을 급기야 포기하고 말았다,
겨울이 오면 산속에서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많이 있다,
첫번째로 임도에 눈이 많이 쌓이게 되면 자동차로 내려갈 수가 없어서 산속에서 고립된다, 또 집으로 들어오는 물 호스가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아서 다락에 보관된 비상용 물을 아껴서 사용하던가 아니면 집앞으로 흐르는 개울에서 물을 떠와야 하는 등 이런 저런 잡다한 일들이 겨울 산속에서는 일어난다,
그러나 이러한 산속 생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눈이 쌓여있는 겨울 산속의 정경은 아름답고, 정결하며 환상적인 신비감을 보여준다,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의 따뜻한 안락함과 장작 불빛은 추운 겨울 속에서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그냥 바라 보고만 있어도 좋은 것이 벽난로의 불꽃이 아닐까?
어쩌면 산골에서 사는 자만이 누룰수 있는 호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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