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통영으로의 치유 여행,,(1) 본문
지난 6월 방문에 이어 오랜만에 통영을 방문하였다,
수요일(11월 13일)날 산속에 도착해서 통나무에 니스칠을 하는 등 소소한 일을 하고, 다음 날인 목요일 아침 9시에 삼척의료원에 가서 머리 상태를 점검하는 등 이런 저런 업무를 보는데 2시간이 걸렸다,
내가 단골로 가는 '송죽헌' 식당에서 불고기 정식으로 점심식사를 한 후 12시에 통영을 향해 출발하였다,
늦은 가을날, 7번 국도를 타고 동해안을 달리는 기분은 흡사 어릴 때 소풍을 가는 것 같은 기분이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크게 틀어 놓고 푸른 바다와 단풍으로 물든 가을 산을 보면서 자동차로 여행하는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최고의 여행이었다,
이번 여행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 는 산속 입구의 개울에서 미끄러져 다친 후 그 때의 놀람과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것이고,
두 번째는 늦은 가을, 내가 좋아하는 통영에서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가는 미식 여행이며,
세 번째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 좋아했었던, 그 당시 통영에 살았던 강약국집 딸 강선옥과의 추억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고자 하는 여행으로, 어찌 보면 치졸한 핑계의 여행이다,
머 사실 내가 죽기 전에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언제든지 시간과 돈을 구애받지 않고, 나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얼마 남았는지 모를 내 인생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자고 결심한, 그야말로 장대한 사내의 결심이다, 아 참 거창하다, 그렇게 굳은 결심을 안고 통영으로 향했다,
그런데 통영 여행을 하면서 항상 아쉬웠던 게 숙소 문제다,
주말의 경우, 항상 좋은 호텔은 미리 예약이 완료되어서 오래된 모텔이나 호텔에서 잠자곤 했는데, 나의 까탈스러운 잠자리 버릇 때문에 통영에서는 그게 가장 아쉬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평일이어서 새로 지은 비교적 깨끗하다는 방문자 리뷰를 확인한 후 호텔을 찾아갔다,
아침 식사도 제공되고, 주차장도 넓고, 강구안 항구와도 가까운, 통영컨벤션웨딩홀 앞에 있는 브룩스 호텔이다,
나는 잠잘 때 베개와 침대 매트리스가 굉장히 까다로운 편인데, 다행히 침대와 베개 상태도 괜찮고, 시트와 이불이 깨끗해서 기분이 좋다,
저녁 식사로 서울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EBS '한국기행'에 소개된 다찌집 '원조 통영집'에 가서 식사를 하였는데, 이런 최고의 맛집에서 배가 터지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내가 참 행운아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돈이 많다고 마음대로 여행을 할 수도 없고, 또 돈이 많다고 내가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을 수도 없다,
35년 전, 내가 처음으로 페키지로 남미여행을 했을 때, 한국 가이드가 이야기한 것이 항상 생각난다,
"여기 남미를 여행오신 분들은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축복받은 행운아들이십니다. 남미를 여행하기 위해선 첫째 몸이 건강해야 합니다. 남미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여러 나라를 거치며 힘든 시간에 비행기를 타야 하고<남미 여행은 대부분 새벽에 출발하고 저녁 늦게 비행기에서 내려야 하는 등 긴 비행 시간 때문에 그냥 녹초가 된다>, 고산지대에서 고산병을 견디며 여행을 해야 하기에 건강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돈이 많아야 한단다, 그 당시 남미 여행은 700만원 정도의 돈이 들었는데, 지금은 2,500만원 정도의 돈이 든다, 그리고 세 번째는 시간이 있어야 한단다, 5개국 내지 7개국 남미 여행을 하는데 보통 20일에서 25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세 가지를 다 갖준 분들만 여행이 가능한데, 이 세 가지를 충족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하면서 이번 남미 여행 온 일행들은 전부가 특별한 복을 받은 행운아들이라고 말한 게 항상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나는 더더욱 축복을 받은 것이 이런 남미 여행을 한 번도 가기 힘든데 세 번씩이나 갔으니 얼마나 축복을 많이 받은 행운아냐고 매번 생각한다,
통영 여행은 여행을 갈 때마다 새로운 매력이 숨어 있는 마력의 여행지다,
예전에는 목포와 여수, 그리고 강진여행을 많이 했었는데, 여수와 목포는 통영과 비교해 볼 때 갈수록 정이 떨어지고 새로운 이벤트도 없어서 꼭 한번 더 가고 싶은 숨어 있는 새로운 매력이 없다,
지난 6월, 토요일에 왔을 땐 써니라는 통기타 가수가 나와서 버스킹 공연을 했었는데,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통영의 밤을 흥겹고 즐겁게 보낸 것이 생각난다, 이번은 평일인데, 오늘도 버스킹 공연이 있을지 궁금하다,
원조 통영집에서 배가 터지게 최고의 신선한 고급 해산물 요리를 맛있게 먹고서 소화도 시킬 겸 강구안 항구로 천천히 걷고 있는데, 평일인데도 항구에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버스킹 공연하는 곳이 두 군데가 있다,
첫 번째 공연장은 통기타 가수 써니가 공연했던 곳인데, 오늘은 다른 두 남자가 신나게 색스폰과 기타를 치며 연주하고 있다, 그래서 잠시 노래를 감상하는데, 내가 전혀 모르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다, 그래서 조금 듣다가 거북선이 있는 곳으로 밤바다를 구경하며 걷는다, 통영의 밤바다는 낮에 보는 통영의 바닷가와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바다와 주변 건물들을 여러 가지 색상의 조명이 비추면서 황홀한 세계로 인도한다, 그냥 부둣가를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팍 솟아오른다, 이럴 때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아름다운 밤바다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면 얼마나 좋을까,,,상가 건물과 호텔 등을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한 예술 작품이 밤바다의 거울에 반사되어 환상적이다,
그래서 통영에는 시인과 화가와 소설가 등 예술가 출신들이 많은 것 같다, 나도 시인들의 시를 조각품에 새겨 놓은 시들을 읽으며 시인이 된다, 시는 모든 언어를 함축해서 펼쳐 놓은 최고의 언어 마술사다,
두 번째 버스킹 공연장은 중앙시장 꿀빵 파는 맞은편에 있는데, 한 남자가 기타를 치며 홀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런데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그다지 잘 부르지는 않지만 이 남자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성금통에 돈을 넣으며 패티 김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을 불러달라고 요청하였다,
의자에 앉아 그가 연주하는 노래를 들으며 옛날을 추억한다, 그리고 통영의 밤을 즐긴다, '아모르 파티' 같은 신나는 노래를 부를 때는 나도 벌떡 일어나 춤추고 싶다, 그러나 참는다, 나는 다시 한번 성금통에 돈을 넣으며 이번에는 내가 좋아하는 '그대 그리고 나'를 불러달라고 요청한다, 노래가 시작되자, 사람들이 한 명 두 명씩 모여든다, 그리고 연주자 앞에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아서 박수치며 흥겹게 즐긴다, 내가 왔을 때 아무도 없었던 연주자 앞에 15명의 방청객이 함께 한다,
참 즐겁고 행복하다, 밤 9시 30분, 늦은 시간까지 통영에서의 첫날 밤을 보냈습니다,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 / 겨울은 아직 멀리 있는데 / 사랑할수록 깊어가는 슬픔에 / 눈물은 향기로운 꿈이었나
당신의 눈물이 생각날 때 / 기억에 남아있는 꿈들이 / 눈을 감으면 수많은 별이 되어 / 어두운 밤 하늘에 흘러가리
아 그대 곁에 잠들고 싶어라 / 날개를 접은 철새처럼~
눈물로 쓰여진 그 편지는 / 눈물로 다시 지우렵니다 / 내 가슴에 봄은 멀리 있지만 / 내 사랑 꽃이 되고 싶어라
아 그대 곁에 잠들고 싶어라 / 날개를 접은 철새처럼 / 눈물로 쓰여진 그 편지는 / 눈물로 다시 지우렵니다
내 가슴에 봄은 멀리 있지만 / 내 사랑 꽃이 되고 싶어라 ~
'국내여행 > 경상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남 산청의 정취암에 가다,,(1) (4) | 2024.11.27 |
---|---|
다찌 맛집 - 원조 통영집 ,,(2) (12) | 2024.11.22 |
욕지도 여행 그리고 캠핑,,(2) (4) | 2024.08.15 |
경주 여행 - 석굴암,,(1) (0) | 2024.08.12 |
통영의 밤, 버스킹 공연 외,,(4) (0) | 2024.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