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욕지도 여행 그리고 캠핑,,(2) 본문
통영에서 가까운 욕지도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아름다운 섬이다,
욕지도를 처음으로 가본 건 30년 전이다, 처음으로 방문한 욕지도는 나의 감성을 자극했었고, 또 다시 가고 싶은 섬으로 내 가슴 깊숙이 자리잡았다, 그래서 그 이후에 다시 한번 더 갔었고, 2년 전에도 갔었다,
욕지도에 갈 때마다 섬을 한번 둘러 본 후 통영으로 돌아오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언젠가 꼭 이 섬에서 경치 좋은 바닷가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 잠자리라, 라고 결심했었다,
그리고 오늘(8월 9월, 금요일) 드디어 그 결심을 이루고자 강원도 삼척 산속 집에서 이른 아침 8시에 통영을 향해 출발하였다, 산속 집에서 통영까지는 5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장거리 여정이다, 그러나 욕지도에서 하룻밤 캠핑하리라는 설레는 기대감으로 피곤한 줄도 모르고 달렸다,
삼척에서 영덕까지 7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영덕에서 영덕-당진간 고속도로로 갈아탄다, 그리고 대구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경기도 양평시와 경남 창원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타고 창원까지, 다시 창원에서 국도인 남해안대로를 타고 고성까지 달려 고성에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갈아타는 여정이다,
이번에 네비를 통해 대구에서 창원으로 가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처음으로 달리게 되었는데, 경남 창원에는 내 고향 친구 창수가 살고 있는 곳이라서 이곳을 지나면서 창수 생각에 기분이 묘하다,
욕지도로 가는 배 시간표를 미리 검색해 두었는데, 오전 6시 35분부터 15시 35분까지 통영 삼덕항에서 출발하는데 다른 항구에 들르지 않고 바로 목적지까지 항행한다,
12시30분에 통영에 도착해서 유명한 굴요리 맛집인 백년 가게 '향토집'에서 아침 겸 점심으로 A코스 요리(굴전, 굴구이, 굴찜, 굴밥)을 먹고 삼덕항으로 향했다, 삼덕항에 도착하니 2시 15분에 출발하는 배가 있단다, 그래서 출발 10분을 남겨 놓고 자동차 표와 나의 승선권을 구입했는데, 참 아슬 아슬한 시간이었다,
욕지도로 가는 배는 자동차도 싣고 가는 카페리호인데 욕지도 직항 노선이기 때문에 나는 항상 '영동해운'에서 운항하는 배를 이용한다, 한 시간 동안의 피로를 에어컨 가동으로 시원한 승객실에서 졸면서 가는데, 금방 욕지도에 도착한다, 설렘이 커서인지 기분이 좋고 신이 난다, 흡사 초등학생이 소풍 가는 기분이랄까,
욕지도에 도착하여 섬을 천천히 구경하며 캠핑할 장소를 찾아보는데, 언제부터인가 욕지도에선 개인 텐트로 캠핑을 할 수 없고 오토 캠핑장에서만 텐트를 칠 수 있다고 한다, 나의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난 캠핑장이나 민박집, 또는 펜션에서 잠자지 않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텐트를 친 후 라디오를 켜고 나 혼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막걸리 한 잔을 마시고, 바다를 보면서 파도 소리를 들으려고 작정했는데,,,내 꿈이 허사가 되는구나,,,
그러나 난 포기하지 않고 나 혼자서 캠핑할 장소를 찾아서 욕지도 섬을 한바퀴 돌아본다, 그런데 바닷가는 자동차가 가까이 갈 수도 없고, 바닷가로 가도 캠핑장이나 펜션들이 있어서 텐트를 칠 수가 없다, 섬을 한 바퀴 다 돌고난 후 출렁다리를 지나서 지난 태풍 때 도로가 무너져서 자동차가 갈 수 없는 마을 끝, 밭이 있는 땅 옆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좁은 공간을 발견했다, "할렐루야!' 난 환호를 지르며 자동차에서 산속 집에서 가져온 텐트 등 캠핑 장비들을 꺼낸다,
자동차 뒷 트렁크에 짐이 한가득이고 자동차 뒷 좌석에도 짐이 가득하다, 오후 5시가 되는 시간인데도 욕지도 섬 바닥은 태양의 열기로 뜨겁고,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텐트를 치는 동안에도 땀이 비오듯 흘러내린다, 참 덥다, 섬에서 맞이하는 더위는 육지보다 더 뜨겁고 무덥다,
바닷가의 뜨거운 바람은 끈적이는 소금기를 머금고 있어서 참으로 견디가 힘들다, 이럴 때 바다가 바로 옆에 있으면 바다에 뛰어들어서 땀과 몸을 식힐 텐데,,,금방 땀으로 온몸이 다 젖는다,
텐트를 다 치고 저녁에 잠잘 준비를 끝마치고 나니까 해는 그늘을 만들어 놓았다, 마침 자동차를 세워둔 뒷편에 작은 조약돌이 깔려 있다, 그래서 산속 집에서 가져온 대용량 물통의 물을 코펠통에 따른 후 옷을 다 벗고 물바가지 샤워를 한다,
4번의 물바가지 샤워는 소금기와 땀에 젖은 끈적거리는 땀을 씻어준다, 한결 개운하고 좋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바다를 보면서 커피를 한 잔 마신다, 여유가 있고 참 좋다, 내가 텐트를 친 마주 보이는 섬이 연화도란다, 이 연화도 섬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다음 번에 시간이 되면 한 번 가보려고 한다,
커피를 마시고 포터블 라디오를 켜서 내가 좋아하는 usb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저녁 준비를 한다,
이번 캠핑을 위해 새우볶음밥과 볶음 전문 후라이팬을 새로 샀다,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불을 켠 후 후라이팬에 올리브 기름을 두른다, 이어서 파와 마늘, 가지를 넣고 조금 볶다가 새우볶음밥을 넣고 볶기 시작한다, 그리고 노릇 노릇한 새우볶음밥이 다 되어서 한숟가락 맛보는데, 기가 막힌 새우 볶음밥이 완성되었다,
임원의 GS 편의점에서 사가지고 온 서울장수 막걸리를 아이스 박스에서 꺼내서 한 잔 따라 마시는데, 기가 막히는 술맛이다, 새우 볶음밥과 막걸리 한 병을 다 마시고 나니까 배가 부르고 알딸딸한 술 기운이 기분을 좋게 한다, 집에서 준비해 온 캠핑용 전등을 켠 후 모기향도 피우고 밤바다를 바라보는데, 연화도의 불빛이 밤바다를 반딧불 모양으로 수놓는다, 저곳에서도 나처럼 캠핑하며 휴식을 취하는 어느 여인이 있겠지, 누구일까,
캠핑 의자에 앉아서 밤바다를 보며 노래를 듣는다, 몇 시간이 흘렀는지, 몇 분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술기운에, 그리고 낮에 너무 장거리 운전을 해서인지 그냥 텐트 안으로 들어와 새벽 5시까지 잠잤다, 그런데 텐트 안에 매트리스를 깔았는데도 허리가 아프고 온몸이 쑤씨고 아프다, 자유 여행하며 등산하고 백패킹< 백패킹은 등산 장비 및 숙영 장구 등을 짊어지고 1박 이상의 하이킹 혹은 등산을 하는 활동이다> 하는 사람들은 이런 고통을 어떻게 이겨내는지 궁금하다,
텐트에서 나와 이를 닦은 후 시원한 생수를 한 잔 마신 후 커피를 끓여서 한 잔 마시고 나니까 정신이 든다,
붉은 태양이 바다 위에서 서서히 솟아오른다, 이른 아침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태양을 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것다,
아침 6시에 텐트를 걷고 통영으로 갈 준비를 하는데, 내가 흡사 천국에서 지옥으로 여행을 온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내가 사는 산속은 시원하고 물도 풍부해서 언제든지 개울에 들어가서 수영하고, 욕실에서 샤워하고 그늘에서 쉴 수 있는데, 욕지도는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정자 외에 그늘이 없다, 그리고 바람은 텁텁하고 끈적거리는 바람이라서 불쾌감만 준다, 산속의 정자와 평상 위가 너무 그립다, 내가 잠자는 산속 침대는 얼마나 푹신하고 편안한지 모른다, 그런데 섬에는 모기와 벌레들이 득실거리고 사정없이 달려든다,
천국이라고 생각했던 여름의 욕지도는 내가 꿈꾸었던 그런 섬이 아니고 지옥을 닮은 최악의 섬이었다, 그래서 또 한번 깨달았다, 꿈은 꿈이지 현실과는 참 먼 다른 세계라고,,,꿈을 현실로 착각하지 말고, 그냥 꿈꾸며 상상하며 살아야 한다는 법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7시 35분에 욕지도 선착장에 도착하니까 통영에서 온 배가 도착해서 자동차와 사람들이 내리고 있다, 서둘러 배표와 자동차 표를 끊고 나서 배에 자동차를 싣고 나니까 곧 바로 출발한다,
이렇게 꿈에 그리던 욕지도 여행이 끝났습니다, 아마도 두 번 다시 욕지도는 오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욕지도는 그냥 욕지도일 뿐입니다, 고구마가 맛있는 섬 욕지도,,, 머 고등어회도 맛있다고 합니다만,,,참 허망하데요, 혼자서 섬 여행 절대로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런데요, 어제 욕지도를 가려고 배를 기다리고 있는데, 나처럼 혼자서 캠핑하기 위해 부산에서 온 사람이 제게 다가와서는 거제도 장목면 시방리에서 600m 해상에 위치한 '이수도'라는 섬의 경치가 너무도 아름답고 기암절벽의 절경이 멋있다고 꼭 한 번 가보라고 하데요, 그래서 또 한번 섬 여행을 할지도 모르것습니다요, 아직은 그냥 희망이랍니다,
통영 서호시장에 있는 '만성복집'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화니빈'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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