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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상도

경주 여행 - 석굴암,,(1)

영혼의 수도자 2024. 8. 12. 22:27

올여름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될 정도로 유난히도 무덥다,

우리 산속도 마찬가지다, 체감 온도가 30도 안팎으로 오르고 있어서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이처럼 여름철 산속은 날씨가 무덥고 크게 할 일이 없어서 심심하다, 그래서 8월 1일(목요일) 이른 아침, 오랜만에 경주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고 준비를 하였다, 경주는 오래 전부터 몇 번씩이나 가려고 결심했었던 여행지이다, 강원도 삼척에서 경주까지는 자동차로 약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서 나 혼자서 운전하며 가기에 쉽지 않은 곳이다,

 

경주에는 '함양집'이라는 유명 맛집이 있다, 이곳은 한우 육회와 육회 비빔밥이 유명한데, 4대째 이어져 오고 있는 90년 전통 이 집의 육회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서 다시 한번 더 가고 싶고, 다시 한번 더 먹고 싶은 곳이라서 경주 여행의 목적에 들어간다, 

 

또 석굴암에 한번 더 가보고 싶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졸업여행으로 석굴암을 방문한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그리운 곳으로, 석굴암에 모셔져 있는 부처님의 온아한 미소와 함께 신비스런 자태의 석불을 다시 한번 더 자세히 보고 싶어졌다,

 

중학교 때 보았었던 석굴암과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의 내가 보는 석굴암은 어떻게 다를까? 그리고 수많은 유명 건축가와 저명한 역사학자들, 또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등 그가 저술한 글들을 되새김질하면서 천천히 석굴암의 가치를 알아보리라 작정하였다,

 

 

강원도 삼척에서 남쪽으로 7번 국도를 따라 바닷가 해안도로를 자동차로 달리는데, 7번 국도는 운전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아름답고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경주까지 가는 곳곳에 유명 관광지들이 있는데, 특히 바닷가 경치 좋은 곳에 멋진 카페와 식당들이 있어서 잠시 쉬면서 커피를 마시며 휴식하고 다시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묘미가 있는 곳이라서 심심하지가 않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 120곡을 저장한  USB 음악을 들으면서 달리는 기분은 최고다,

그 중에서도 로드 맥퀸(Rod Mckuen)의 'Solitude's My Home'은 내가 요즘 흠뻑 빠져 있는 노래이다, 우수에 젖은 목소리로 시를 낭송하듯 읊조리며 나즈막이 속삭이는 그의 노래는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구불 구불한 도로를 신나게 달리는데 노래에 취한 나를 다른 세상으로 달리게 한다, 오랜 시간을 자동차로 달리면 지루하고 피곤하지만, 좋은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브를 하면 흡사 음악회 연주장에 온 것 같아서 피곤하지가 않다,

 

노래는 참 좋다, 만약 세상에 음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과연 지금처럼 오랫동안 사람이 장수할 수 있을까,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변모할까, 음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니 끔찍해서 생각할 수가 없다, 어쩌면 힘든 자동차를 달리는 여행길이 즐거운 것도, 그리고 힘든지를 모르고 달리는 것도 다 음악이 함께하기 때문이리라,

 

12시 10분에 경주의 '함양집' 식당에 도착하였는데,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은 정기 휴무란다,  

안내 글을 보니까 보불로점<보문 단지에서 불국사로 가는 보불로에서 경주민속공예촌 가기 전에 위치해 있다>은 영업을 한다고 쓰여 있다, 그래서 네비게이션에 보불로점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함양집' 지점에 도착하였는데, 이곳도 여름 휴가라서 5일 동안 영업을 하지 않는단다, 참 난감하다,

 

그래서 경주의 다른 유명 맛집을 검색해볼까, 하고 고민하다가 다음에 다시 한번 더 경주에 오자고 마음 먹고, 석굴암 방향으로 자동차를 달리는데, 맞은 편에 <최고집 사랑하면>이라는 소고기 육전 비빔밥 집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유턴을 해서 이 집에 들어오니 주차장은 이미 많은 차량으로 만차를 이뤘다, 다행이다 싶다, 맛집은 사람들이 항상 많은 게 특징이기 때문이다,

 

맛있는 육전 비빔밥을 먹고 석굴암으로 향했다, 

어릴 때 왔었던 석굴암으로 가는 도로가 생소하게 느껴진다, 표지판 안내를 따라 석굴암 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운 후 석굴암 입구로 향한다, 새로 개정된 문화재보호법(2023. 5. 4.시행)에 따라 국립공원 내 조계종 산하 65개 사찰이 무료 입장이다, <단, 시도지정문화재 보유 사찰은 예외로 관람료가 징수된다>

 

석굴암을 향해 길을 걷는데, 이 날도 날씨가 무척이나 더워서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땀이 주르륵 흐른다,

석굴암으로 가는 길은  마사토로 길을 포장해서 걷기에 부담감이 없고 편안하고 운취가 서린다, 이젠 우리나라도 세계의 그 어떤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친자연적이고 예술적인 감각이 길과 돌담 정원에 서려 있다,

 

외국인들도 많이 보인다,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을 포함해 우리의 전통 문화재가 자랑스럽다는 순간적인 생각이 나를 웃게 한다, 석굴암으로 향하는데 종소리가 들려온다, 맑은 종소리가 울려퍼지는 진동의 긴 파장이 오래 들려온다, 참 좋다,

 

드디어 석굴암에 도착했다, 천천히 돌 계단을 올라서 오래 전 보았었던 석굴암을 보는데, 내가 어렸을 때 보았던 노출된 석굴암 부처님 상(像)이 유리벽 안에 모셔져 있다, 그때 보았었던 아름다운 석굴암의 부처님 얼굴이 유리벽 속에서 미소짓고 있다,

 

무언가 안타깝다, 답답하다, 현대의 과학 기술로는 처음 석굴암을 조성할 때 습기를 제거한 석굴암 내부의 건축 비밀을 따라 가지 못한다는 신문기사를 보았는데, 유리벽 속에 제습기를 사용해서 부처님 상을 습기로부터 보호하려는 현대의 건축기술이 아쉽다,

 

처음 석굴암이 완성되었을 때 부처님 얼굴은 아침 햇살과 낮의 햇빛과 저녁 노을에 따라 얼굴 모습이 달라지면서 신비감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불교에 대한 깊은 신앙심과 굳건한 믿음을 가져오게 했다고 하는데, 이젠 천장도 덮혀 있고 유리벽으로 가려진 부처님 상은 그냥 아름다운 돌부처의 잘 조각된 부처상으로 격하되고 말았다,

 

이제는 석굴암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아름다운 부처님 얼굴을 가슴으로 담아야 한다, 사진도 못찍게 한다, 

바위산 앞에 기와로 된 사찰 하나가 지어진 모양새로 갇혀 있는 부처님 상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하면서 보호하려는 부처님이 슬퍼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아쉽다, 그리고 안타깝다, 아름답고 고차원의 미술품을 사람들이 페인트로 덧칠해서 망쳐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무식하면 용감하고 겁이 없다, 하루 빨리 새롭게 원래의 모습 그대로 복원해서 석굴암을 제대로 새로 만들어 놓을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겠다,

 

 

 

아래 사진은 경주 <최고집 사랑하면> 식당의 메인 메뉴인 소고기 육전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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