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터키여행) 안탈리아,,(17) 본문
지리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연결 고리 역할을 담당하는 위치에 있어 다양한 민족이 거쳐갔으며 이에 따라 수많은 문화와 접촉하며 발전한 국가이다. 크고 작은 많은 국가의 흥망을 지켜 보며 오랜 시련의 역사를 써 내려온 튀르키예의 시작은 신석기시대인 기원전 65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아나톨리아 중앙부 차탈허유크에 최초의 부락이 생겨났으며 기원전 2000년경에는 청동기 문화가 이곳에서 발달하게 된다. 기원전 1650년경에는 이곳에 세계 최초의 철기 문화를 이룩한 히타이트 왕국이 등장하여 번영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후에는 프리기아, 우라르투, 러시아, 리디아, 이오니아, 페르시아 등의 왕조가 차례로 등장하여 한 시대를 풍미하고는 곧 사라졌다.
기원전 334~333년 알렉산더대왕에게 지배를 당하기도 했던 이곳은 대왕이 세상을 떠난 뒤 카파도키아, 셀레우코스, 페르가몬의 세 왕국으로 분립되어 존재하다가 기원전 2세기 말부터 1세기 초 무렵 로마에 의해 멸망하게 된다. 로마의 분열이 일어난 395년에는 동로마제국의 영토로 편입되어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을 수도로 삼게 된다.
11세기에 이르러서는 셀주크 튀르크족이 강성하여 대부분의 아나톨리아 지역까지 그 세력을 떨쳤으나 14세기 몽골이 침입하면서 멸망에 이른다. 셀주크 제국이 쇠퇴하면서 튀르크족에서 갈라져 나온 오스만족이 13세기 말 셀주크 제국과 비잔틴 제국의 접경 지역에 오스만 공국을 세웠다.
오스만 튀르크족은 영토 확장에 힘을 쏟아 마케도니아, 불가리아, 세르비아 등지를 차지했으며, 메메드 2세는 비잔틴을 정복하고 유럽으로 뻗어 나가기 위해 1453년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을 점령함으로써 동로마제국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만들었으며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술탄의 자리에 올라 그 통치권이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까지 미치게 된다.
그 뒤를 이어 술탄이 된 셀림 1세는 이집트와 아라비아 반도를 정복하여 이슬람의 지도자인 칼리프 칭호와 세습권을 가져와 오스만 제국은 이슬람권의 종주국으로 자리하게 된다. 셀림 1세의 뒤를 이은 술레이만 대제는 오스만 제국의 최고 번성기를 이뤄, 헝가리와 동유럽 일부, 이라크를 정복하고 모로코를 제외한 북아프리카 전체를 통합하였다.
하지만 술레이만 대제 이후 오스만 제국은 통치권 다툼으로 힘이 약해졌고, 19세기가 되자 유럽의 열강들은 오스만 제국을 협공하여 영토를 분할하려 한다. 이로 인해 그리스와 이집트가 독립하고, 동유럽에서도 격렬한 독립 운동이 일어났으며, 여기에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편에 섰다가 패퇴한다.
이때 터키의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독립 전쟁을 이끈 사람이 아타튀르크 무스타파 케말 장군이다. 그리스와 전쟁을 벌여 영토를 회복하고 1923년 터키 공화국을 세운 케말 장군은 수도를 앙카라로 정하고 친서방 개방정책을 펼쳤으며 1952년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는 등 발전을 거듭하였다.
그는 15년간 대통령 직에 있으면서 수많은 개혁을 이끌었는데, 이슬람 최고 지도자를 뜻하는 칼리프 제도를 폐지하고, 아랍 문자 대신 알파벳을 쓰게 하였으며, 모든 국민이 이름에 성(姓)을 사용하도록 하고,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등 현재 터키의 기본이 된 많은 개혁이 모두 이때 이루어졌다고 한다.
모든 시련을 극복한 튀르키예는 1987년에 EU 가입을 신청한 이래 30년 넘게 EU 회원국이 되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현재도 EU 정식 가입 협상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2020년 11월 에르도안 대통령이 튀르키예가 유럽에 속하며 유럽과 함께 미래를 계획하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하는 등 친EU적 분위기가 형성되며 2021년 들어 튀르키예-EU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2021년 12월 튀르키예의 반체제 인사인 '오스만 카발라' 구금 결정에 따라 외교관계 경색과 유럽평의회의 제재 결정 등이 이어져 원만한 협상 재개에 지장이 예상되고 있다.
EU 비회원국으로서 유일하게 EU 관세동맹에 참여하는 터키는 EU와 경제관계 확대를 희망하면서 이를 위해 관세동맹을 현실에 맞게 개정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터키는 1995년 EU 관세동맹에 가입했으나 2016년 EU의 제한조치로 현재는 일부 공산품에만 관세가 면제될 뿐 농업, 공공조달, 전자상거래, 서비스 산업 등에는 관세 혜택을 적용받지 못한다.
그러나 튀르키에는 최대 교역 상대인 EU 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EU와 경제 관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 국가'임을 강조하는 터키는 EU 가입에 대한 의지에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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