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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골이야기/2024년 상반기(1월~7월)

새로운 파고라를 짓다,,(1)

영혼의 수도자 2024. 6. 27. 05:03

올봄에 많은 습설이 내리는 바람에 4개의 파고라와 비닐 지붕의 다육이 선반대 3개가 부서져서 이번 주(6월 12일)에 집앞 파고라를 새로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부서진 파고라 지붕<플라스틱 지붕> 을 뜯어내고 천막도 제거하였다, 그런 다음 파고라에 쌓여 있는 통나무들을 근처로 하나씩 옮겼다, 그런데 이게 장난이 아니다, 많은 양의 통나무를 하나씩 옮기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파고라를 뜯어내고  통나무를 옮기는데 꼭박 하루가 걸렸다,

 

이번에 새로 만들 파고라는 뼈대를 쇠파이프를 이용해서 예전 것보다 더 튼튼하고 더 크게 만들 생각이다, 비록 설계 도면은 없지만 내 머릿속으로 한 달 이상을 계획하고 설계하였다, 그런데 이 거창한 작업을 일꾼을 고용하지 않고 나 혼자서 하려고 하니까 여러 가지 실수가 반복되고 힘들다, 

 

쇠파이프도  6m 길이의 파이프  3개가 필요한데, 집에 보관된 것은 1개 밖에 없다, 그래서 작년에 표고버섯을 재배하기 위해 받침대로 사용했었던 쇠 파이프  2개를 가져와<참나무 표고버섯은 철사줄로 새로 만들 생각이다> 지붕에 사용하기로 하였다, 

 

다행히 예전에 화물 트럭으로 쇠파이프를 사다 놓았기에 이번 파고라를 짓는데 자재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파이프를 기둥으로 세울 것과 중간에 놓을 것 등 각각 사용처에 맞도록 쇠를 자르는 톱으로 파이프를 자르고 기초 작업을  마쳤다, 이런 준비를 하는데 또 하루가 걸렸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을 위해 지난 주에 삼척에 있는 큰 철물점에 가서 파이프를 연결하는 기구 20개를 미리 사다 놓았었다, 그런데 쇠파이프를 곳곳에 연결하다 보니 파이프 연결 기구가 20개 정도가 더 부족하다, 그래서 온갖 잡다한 물건들로 가득한 자재 창고로 가서 열심히 뒤진 결과 25개의 연결 기구를 찾아내어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기둥을 세우고 본격적인 작업을 하는데, 나 혼자서 기둥을 세우려고 하다 보니 넘어지고 똑바르게 기둥이 세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큰 나무와 밧줄을 이용해 기둥 쇠파이프를 묶고 연결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작업이 진척되지 않는다,

 

이것 뿐만이 아니다, 지붕에 올려 놓을 대나무 40개를 가져 와서 4m의 길이로 잘라 두었는데, 이 작업 또한 하루종일 걸린다, 그래도 즐겁다, 틈틈히 쉬면서 수박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저녁에는 막걸리도 마신다,

 

막걸리에 취한 밤에는 평상에 가서 작은 전등을 켜고 노래를 듣는다,

그리고 나의 고향 함양과 해외로 추억의 여행을 떠난다, 남미도 가고, 중미도 가고, 아프리카도 가고, 유럽도 간다,

참 많이도 갔다, 내가 마음에 든 곳은 몇 번씩 간 곳도 있다, 더 나이들기 전에 아름다운 추억과 기억이 남아 있는 그곳에 다시 한번 더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술에 취하고 음악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해서 산골의 밤을 즐긴다,

 

파고라 안에 쌓아 놓았던 긴 통나무를 옮기기 위해 통나무를 들어서 마당으로 던지는데, 통나무가 다른 나무에 튕겨져셔 그만 내 왼쪽 발등 위에 떨어졌다, 순식간의 일이다, 무거운 통나무에 의한 충격으로 내 발이 아픔으로 펄쩍 뛰어오르게 한다, 아파도 너무 아프다, 나도 모르게 고함을 지른다, 통증은 한동안 계속된다, 두 눈을 질끈 감고 아픔을 참는데 아파서 미치겠다, 

 

한 동안 땅에 주저앉아서 통증이 조금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어느 정도 통증이 가라앉은 것 같아 다시 일을 하려고 일어서는데, 왼쪽 신발이 축축한 것이 꼭 물속에 빠져서 물이 신발 속으로 들어간 것처럼 축축하고 이상하다, 그래서 신발을 보니까 운동화 위쪽에 구멍이 나있고 붉은 피가 솟아나온다, 깜짝 놀라서 신발을 벗어 보니 양말에 구멍이 뚫어져 있고, 그 구멍으로 피가 솟아나오고 있었다, 

 

운반하려고 옮기던 통나무에 관솔 가지가 내 발등 위에 구멍을 뜷은 거였다,

서둘러 집안으로 들어가 양말을 벗으니까 왼쪽 발등에 구멍이 뜷어져 있고 피가 솟구쳐 나온다, 이 순간 가장 필요한 응급조치는 지혈이다, 그래서 흐르는 피를 지혈하기 위해  알콜로 솜을 적셔서 구멍난 발등에 놓은 다음 손가락으로 꾹 눌려서 지혈을 시킨다, 집안 마루바닥은 많은 피가 흘러서 엉망지창이다, 

 

한참 동안 지압법을 이용해서 손가락으로 세게 누르고 있으니까 다행히 피는 멈추었다,

서둘러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연고를 바른 후 반창고를 부친 다음 붕대로 묶었다, 그리고 아픈 발을 이끌고 차를 몰아 원덕읍 병원을 찾아갔는데, 하나 뿐인 병원은 문을 닫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건소 문도 닫혀 있다,

 

참으로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약국에 가서 테라마이신과 후시딘 연고를 사서 집으로 돌아와 다시 간단한 치료를 하고 이날 하루는 쉬었다,

 

일주일이 걸려서 새로운 파고라를 완성하였다,

그런데요, 지금은 허리에 담도 걸리고 발등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야단이 났습니다,

파고라 하나를 짓는데, 참 고생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 나고 보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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