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통영 여행,, 본문
산속에만 있고 가을이 깊어가니 가슴이 허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래서 어디로 갈 것인가 고심했는데, 문득 지난 번 여수에서의 좋은 기억들과 함께 유명 맛집이 떠올라 여수로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고 준비를 했었는데, 지난 주부터 삼척 시청에서 우리 산속의 간벌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래서 며칠 동안의 여행은 무리다, 여수는 최소한 2박 3일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1박 2일의 일정으로 가기에는 무리다,
서울에서 여수까지 나 혼자서 운전해서 가는데 최소한 5시간 이상 걸리고, 또 다음 날 아침 일찍 강원도 삼척으로 가는 건 너무도 피곤하고 무리라는 생각에 여행지를 통영으로 바꾸었다,
통영에서 함양과 대구를 거쳐 안동에서 당진-영덕 고속도로(2016년 개통)를 타면 통영에서 우리 산속까지 가는데 약 3시간 3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통영을 여행지로 정했다,
통영은 알다시피 굴 요리가 유명하고 생선회도 값이 싸고 싱싱하다,
그런데 나에게 있어서 여행지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숙소이다, 관광지여서 호텔들이 많이 있지만, 대부분의 호텔들이 오래되어서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아서 항상 통영을 여행할 때마다 후회하고 좋은 숙소를 고르는데 실패를 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네이버나 아고라 등 여러 포털 사이트를 통해 좋은 숙소를 검색하였다,
가격 대비 시설이 깨끗하고 괜찮은 호텔 헤미쉬와 호텔피어48텔을 선택했는데, 2개의 호텔 중에서 헤미쉬 호텔이 평점이 좋고 최고라고 한다, 그래서 호텔을 헤미쉬로 정하고, 이른 아침에 집에서 출발하였다,
내려가는 길에 충북 영동의 유명 어죽 전문 식당인 '선희식당'에서 점심으로 어죽과 도리뱅뱅이를 먹고 통영으로 출발하였다,
통영은 오랫만에 오는 곳이지만, 항상 통영에 올 때마다 정감이 물씬 풍긴다,
여러 가지 옛날의 추억들과 함께 아련한 추억 속으로 들어간다,
방문자 리뷰 평점이 4.8을 받은 헤미쉬 호텔에 오후 4시 30분경에 도착하였는데, 최고라는 평가와 다르게 외관이 오래된 숙박업소다, 호텔 주차장 규모도 작고 비좁아서 자동차를 주차하기가 힘들다, 순간 잘못 왔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는데, 서울에서부터 힘들게 운전해서 달려왔기에 급속도로 피곤함이 몰려온다,
호텔 사장이라는 넘이 나와서 나를 맞이하는데, 내가 주차장이 좁아서 주차하기 힘들다고 하니까 자기가 하겠다고 하면서 자동차를 주차장에 똑바로 주차시키며 살랑거리며 반갑게 인사한다, 웃는 얼굴에 침뱉을 수 없다는 속담처럼, 다른 호텔로 다시 간다는 게 용기가 안난다,
참 나는 뻔뻔스럽지 못한 어리숙한 숙맥이라고 자조하며, 호텔 사장의 안내로 프론트 데스크로 갔다,
평일이라서 디럭스 룸을 특별히 싸게 준다고 하면서 현금 5 만원을 달란다, 무언가 좀 찜찜하지만 너무 피곤해서 빨리 들어가서 쉬고 싶다, 그리고 하룻밤 잠자는데 다른 곳과 뭐 그리 다르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방 키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올라가서 방문을 연 순간,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호텔이라기보다는 여관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방 크기도 작고 오래된 더블 침대와 낡은 가죽 쇼파, 그리고 작은 냉장고와 48인치 TV가 전부다, 게다가 목욕탕은 욕실도 없고 샤워 시설만 있다, 그나마 청소를 깨끗히 해서 방안은 깨끗하다,
운전하느라 너무 피곤해서 전등불을 끄고 침대에 쓰러져 약 1시간 동안 깊은 잠을 잔 후 샤워를 한 다음 저녁을 먹기 위해 굴요리 전문점 '대풍관'을 찾았다,
통영으로 여행을 오는 요인 중의 하나가 바로 대풍관에서 굴요리를 먹기 위해서다,
생굴을 냄비에 쪄서 까먹는 요리와 굴 튀김, 굴전, 생굴요리, 그리고 돌솥밥에 굴과 김, 참기름, 그리고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비벼 먹는 등, 이 식당은 통영에서 유명한 굴요리 전문점이다,
맛있는 굴요리와 돌솥밥을 먹고 나니 포만감과 맛있는 요리를 먹었다는 충만감에 행복감이 스물스물 온몸에 퍼진다,
그런데 맛있는 굴요리를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배가 너무 부풀어 오르고 소화가 되지 않는 것이 곧 배탈이 날 것만 같다, 그래서 약국에 가서 까스명수 한 병과 소화제를 사먹고 호텔 방으로 돌아왔는데 초겨울의 바닷가 통영의 밤은 춥다,
그런데 호텔 방안이 따뜻하지 않고 싸늘한 냉기가 흐른다, 그래서 호텔 사장한테 전화를 걸어 호텔 방이 너무 춥다고, 왜 난방을 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자기네 호텔은 심야 전기를 사용하기에 밤 11시가 되어야 난방이 된단다,
아 내가 호텔을 잘못 왔구나, 실수를 했다는 후회감과 함께 식당에만 있는 줄 알았던 이런 사기성 장사꾼이 통영에 호텔에도 있구나 하는 자책감과 함께 화가 난다,
전기 담요라도 주면 좋겠다고 하니까 전기 담요는 불을 나게 하는 원인이라서 전기 담요가 없단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으니까 곧 난방이 되니까 좀 참으란다, 초겨울에 난방이 안되는 호텔, 최고의 평점을 받은 이 호텔의 정체를 알게 된다,
아마도 이 호텔은 나같이 어리숙하고 바보 같은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위해 몇몇 파워 블로거들에게 돈을 주고 인터넷에 글을 좋게 쓰게 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직접 인터넷에 최고의 호텔이라고 거짓 정보를 올려서 사기성 장사를 하는 나쁜 숙박업소임이 틀림 없다, 할 수 없이 주차장으로 내려가 자동차에서 비상용으로 가져온 거위털 등산용 잠바를 가져와 두껍게 옷을 입고 벌벌 떨면서 선잠을 잤는데, 새벽에 일어나 보니 난방이 된다고 하는데도 따뜻하기는커녕 여전히 방안은 춥다,
결국 나는 이 훼미쉬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나서 감기에 걸렸다,
만약 통영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최고라는 사기성 높은 이 오래된 호텔에 가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너무 추워서 더이상 오래 있지를 못하겠다, 그래서 아침 6시 30분에 샤워를 하고 호텔에서 나와 복국을 먹으러 서호시장에 갔는데, 작년에 갔었던 40년 된 복국집을 찾지 못하겠다, 그래서 길을 건너는 중년의 남자에게 서호시장에서 복국 잘하는 집 아느냐고 물으니, 자기를 따라오라고 하면서 길을 안내한다,
자동차로 천천히 따라가니까 서호시장 옆에 있는 '부일' 식당이다, 100년 된 오래된 복국집이다, 그렇게도 통영을 많이 왔었지만 처음으로 온 집인데, 통영의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맛집이다, 밤새도록 벌벌 떨다가 따뜻하고 시원한 복국 한 그릇을 먹고 나니까 세상 살 것다,
만약 통영에 여행을 가신다면 이 서호시장에 있는 최고의 복국집, '부일' 식당에 꼭 한번 들려서 최고의 복국을 맛보시기를 권합니다,
이번 통영 여행, 참 힘들게 와서 기쁨과 분노를 함께 맛보며, 초겨울의 통영 여행을 끝내고 강원도 산속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충북 영동군 양산면 금강로 756번지에 위치한 유명한 어죽 전문점 '선희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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