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산속에 내린 엄청난 비,,(3) 본문
비가 목요일(9월 19일) 오후 부터 화요일(9월 24일) 오전까지 내렸다,
가을이 시작되는 시점에 이렇게 5일 동안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건 처음이다,
비가 내린지 3일째 되는 토요일부터는 개울이 황토빛 물로 넘처나고 산속은 태풍이 온 것처럼 야단이 났다,
난 올봄에 설치한 산 입구의 매실밭으로 들어가는 다리가 또 떠내려갈까봐 걱정이 되어서 비가 엄청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자동차를 타고 산 입구로 내려갔다, 매실밭에 도착해서 살펴 보니, 엄청나게 불어난 개울물은 다리를 넘쳐서 위기 상황이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서 가슴만 타들어간다,
비가 오면 좀 우울해진다,
특히 가을비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나간 시간들이 머릿속에서 불쑥 뛰쳐나오는데, 그동안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던 지난 기억들이 떠오른다, 나와 제일 먼저 사귀었던 여인들이 생각나서 그냥 맨 정신으로 가만히 있는 게 힘들다, 그래서 창고에 보관해 있는 오래된 와인 한 병을 꺼내서 치즈와 함께 와인을 마시는데, 이때는 벽난로에서 타고 있는 불을 보며,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서서히 가을비에 젖어간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일까, 창대 같은 비가 줄기차게 쏟아지는데, 가슴은 이미 축축해졌다,
가을 밤은 길고 또 길다, 내가 요즘 즐겨 듣는 로드 맥퀸의 'Solitude's My Home'을 듣는데, 그의 진한 감성과 절절한 가사가 가슴에 와 닿으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온다,
어쩌면 인간이란 존재는 살면서 항상 고독하고 슬픈 존재인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그걸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저 바빠서, 그리고 다른 걱정거리 때문에 깨닫지 못하지만, 고독은 항상 내 주위를 감싸고 돈다, 그러나 고독은 때때로 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게 하는 긍정적인 역할도 하기에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바깥을 바라보며 하늘을 향해 외쳐본다,
"고마해라, 이미 대지가 흠뻑 젖었다 아이가,,," 영화 <친구>의 동수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며 내뱉는 말처럼,,,
그리고 웃는다, 비가 좋아서 웃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싫어서 웃고 그래서 가을밤 비를 보고 웃고 또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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