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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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골이야기/2024년 하반기(8월~12월)

금목서 꽃이 피었다,,(1)

영혼의 수도자 2024. 10. 9. 04:34

벌써 가을인갑다,

 

비가 오고 난 다음날 아침에 정자 앞에 심어둔 금목서 두 그루가 꽃을 피우고 진향 향기를 풍긴다,

금목서는 늦은 가을에 피어나는 향기가 짙은 사철나무 꽃인데, 추위에 약해서 겨울이 되면 나무를 캐서 창고에 보관했다가 이듬해 봄이 오면 정원에 다시 심는 20년 된 정이 든 나무다,

 

금목서 꽃이 피는 이맘 때가 되면 난 항상 지인들을 초대하여 마당에서 캠프파이어를 하였다,

숯불에 고기를 굽고 와인을 마시며 서로의 안부와 오랫 동안 나누지 못했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친목을 돈독히 하였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이, 즉 대인 관계가 완전히 끊어져 버렸다, 한번 끊어진 정은 다시 맺기가 서먹서먹하고 또 귀찮다, 그러나 가을이 되고  금목서 꽃들이 피어나니 예전에 만났었던 사람들이 그립다, 

 

특히 가을이 되면 매번 오래 전 사귀었던, 또 내가 사랑했었던 여인들이 그립고 보고 싶다,

고향의 친구들도 보고 싶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가슴이 허하다,

친구 병탁이도 보고 싶고, 저 세상으로 떠난 친구들도 보고 싶다,

 

이 그리움과 가슴 아픔을 어떻게 위로하고 안정시켜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 혼자서 산을 오른다, 가을 산의 풍성함과  많은 약초들과 버섯들이 내 마음을 조금 위로한다,

 

밤에는 벽난로를 피워 놓고서 불을 보며 음악을 듣는다, 그리고 모든 불을 다 꺼 놓는다,

벽난로의 불빛과  슬픈 노래는 나의 감성과 이성을 자극하며 지난 시간들을 추억하게 만든다,

갑자기 눈가에 눈물이 팽그르르 맺힌다, 

 

가을 이름만 들어도 아픈데,,,또 외롭고 쓸쓸한데,,,,슬픈 가을밤을 나 혼자서 멍하니 보낸다,

 

 

올해도 금목서 꽃이 활짝 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