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비가 많이 오는 산속에서 송이와 능이버섯을 채취하다,,(4) 본문

나의 산골이야기/2024년 하반기(8월~12월)

비가 많이 오는 산속에서 송이와 능이버섯을 채취하다,,(4)

영혼의 수도자 2024. 10. 23. 05:09

10월 10일 목요일  저녁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지난 주부터 황토방에 불을 피우고 잠을 자기 시작했는데, 오랫만에 잠자는 황토방 구들장 밑에서  방울이가 새끼를 낳았다, 작년에도 황토방 구들 밑의  땅 위에 구멍을 파고 새끼를 낳았었는데, 올해도 같은 장소에 새끼를 낳았다,

 

아마도 이곳이 다른 개들과 떨어져 있어서 가장 안전하다고 느꼈나보다, 또 구둘장 밑이 따뜻하기에 어린 새끼들을 키우기에 적합하다고 여겼으리라 생각된다,

 

황토방 밑을 살펴보니까 다섯 마리의 아직 눈도 뜨지 않은 강아지들이 보인다, 

그런데 별로 반갑지가 않다, 이 다섯 마리 강아지들을 키우려면 예방 접종도 해야 하는 등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다섯 마리의 성견을 키우고 있는데, 엄청난 사료를 먹고 있다, 보통 사료는 근덕 농협이나 원덕농협 임원지점에서 구입하는데, 개사료 1포대에 20,000원 정도 한다, 올해 들어서 숨 막히는 물가 상승으로 한 달에 들어가는 개사료 값도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개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점점 없어진다,

 

특히 지난 8월말, 14년 동안 키운 진돗개 '해리'와 이별하고 나서부터 개들한테 정을 주지 않기로 작정했다, 해리와의 이별은 나에게 많은 아픔과 슬픔을 가져왔고, 지금도 해리가 살았던 집과 해리가 잠들어있는 영혼의 쉼터에 가면 해리 생각에 눈물이 난다, 

 

요즘 가을의 산속은 밤에 기온이 10~15도로 내려가 몹시 춥다, 그래서 요즘은 산속 집의 침대에서 자지 않고 산속 집 아래에 있는 황토방에 장작불을 피우고 잠을 잔다, 저녁 8시쯤 잠자기 전에 계곡의 선녀탕에서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한 후 따뜻한 황토방에서 땀을 흘리고 잠을 자고 나면 온몸이 가뿐하고 독소가 다 빠져나간 것 같은 쾌적함이 온몸에 넘치면서 기분이 아주 좋다,

 

10월 11일(금)부터 매일 매일 오전과 오후에 산속을 다니며 능이버섯과 송이버섯을 채취하기 위해 산길을 걷고 헤맨다, 그렇게 산속을 헤매다가 어쩌다 송이버섯을 발견하면 감격에 겨워 고함친다, "산신령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한 후 조심스럽게 송이버섯을 채취한다, 이때의 감격스러움과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목요일 저녁부터 내린 비는 토요일 저녁까지 계속해서 내린다, 그래서 계곡은 많은 물이 흘러서 여름철 홍수가 난 것 같은 상황이다, 세차게 쏟아지는 빗소리와 함께 폭포수처럼 많이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산속 집 전체를 뒤흔든다, 흡사 브라질 이과수 폭포가 내는 굉음의 폭포 소리 같다고나 할까,,,

 

비가 오니 할 일도 없고 해서 송이버섯을 따기 위해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비가 내리는 산속을 등정했다,

그런데 그렇게도 보이지 않았던 송이버섯들이 비가 많이 내리니까 여러 곳에서 고개를 볼쏙 내밀고 올라와 있다, 

어제는 보이지 않았던 곳에 오늘은 큰 송이버섯들이 솟아나 있다,

 

송이버섯은 참 신기한 버섯이다, 아무 때나 나오지 않고, 생태 조건이 적합한 환경이 되었을 때야 볼 수 있는 까다로운 버섯이다, 즉 낮의 온도가 23~24도 되어야 하고, 밤의 온도는 15도 이하로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비가 많이 와야 하고, 햇빛도 반그늘이 되어야 하며, 송이버섯이 나오는 주변 소나무들도 30년 이하가 되어야 한다, 더 신기한 것은 송이버섯은 작년에 나왔던 곳과 근처에서 그 다음 해에 또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제는 나지 않았던 송이버섯이 오늘은 크게 자라서 나오곤 한다,

 

작년에 송이버섯이 난 곳 근처에 또 다른 송이버섯이 몇 개씩 보인다,

서둘러 송이버섯을 따고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비를 맞으면서 산속을 다니는데 기분이 참 상쾌하다,

2시간 정도 산속을 헤매며 약 30개의 송이버섯을 땄다, 올들어 최고의 수확량이다,

 

이날 점심 때 애호박 1/3과 송이버섯 5개를 넣고 송이국을 끓여서 먹었는데, 기가 막힌 송이국이 되었다,

기분이 좋다, 이런 호사를 누리는 내가 좀 이상하다, 그러나 올해처럼 생산량이 적어서 가격이 금값인 송이버섯을 많이 넣고 송이국을 먹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를 생각해 보니 더욱 더 산속에 사는 삶이 행복하다,

 

 

이번에 내가 딴 송이버섯,,

능이버섯,,

국유림에서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채취한 송이버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