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2월 산골이야기,,(1) 본문
설 명절을 보내고 떠나는 강원도로 가는 길은 눈 때문에 고난이 예상되는 길이지만 개들에게 사료를 줘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하는 게 첫번째 이유고, 두번째 이유는 집에만 있으면 마누라 잔소리 때문에 짜증이 나기에 도망치듯 산속으로 향했다,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서자 고속도로 양옆에 눈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산속에 살면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겨울철에 눈이 많이 와서, 예컨대 산속으로 가는 임도에 5cm 이상의 눈만 내려도 자동차가 다니질 못한다, 그밖에 여름철 장마나 태풍으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하여 임도가 막혀서 산속 집에 못갈 때가 있다,
며칠 전에도 전국에 10~30cm 이상의 많은 눈이 왔었는데, 살짝 걱정이 된다, 추운 날씨 탓인지 아니면 어제까지 내린 눈 탓인지 고속도로는 자동차가 많지가 않다, 평소 같으면 4시간에서 5시간 이상 걸리지만 산 입구까지 3시간 30분만에 도착했다,
산 입구는 눈이 없지만 산속 집으로 올라가는 길은 어떤 상태인지 알 수가 없어서 자동차 타이어에 눈길에 미끄러지 않도록 스노우체인 스프레이를 뿌린 다음 자동차도 4륜으로 변경하고 winter 모드로 바꾸었다, 그리고 수동 2단으로 해놓고 천천히 산길을 올라가는데, 집으로 가는 중간 임도부터 눈이 조금씩 쌓여 있다,
조심 조심 차를 몰고 산속 길을 올라가 왼쪽 황토방이 있는 임도에 다다랐다, 여기서부터 산속 집으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른 언덕 길인데, 약 20m 정도를 올라가는데,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자동차가 뒤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소용이 없다, 잘못하면 길옆 30m 아래의 개울에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핸드브레이크를 잡아당기고 조심 조심하며 뒤로 그냥 내려가게 두고서 황토방으로 가는 입구의 조금 넓은 빈터에 자동차를 주차시킨다, 온몸에 식은 땀이 흐른다,
조금 전 미끄러진 임도를 가까이에 가서 보니 눈이 얼어 붙어서 빙판길이다, 이런 빙판길을 올라가본 경험이 있어서 조금 위험하지만 다시 한번 시도해본다, 자갈과 모래가 있는 눈이 없는 곳으로 앞 타이어 두 개를 물리고 천천히 저단으로 달리게 하면서 조심스럽게 산속 집까지 겨우 도착하였는데, 약 200m의 비탈 도로가 완전 얼음 빙판이다, 자동차는 흔들리고 미끄러지고 참 힘들었다,
집에 도착하니 온몸이 식은 땀으로 옷이 축축하다,
개들은 반갑다고 짖어대며 모두 내 품으로 달려와 야단이다, 어린 강아지들도 보인다, 사료통을 살펴 보니 통안이 텅 비어 있다,
그래서 서둘러 사료 한 포대를 주었는데, 집앞의 길도 얼어 붙어서 미끄럽기에 조심해서 걸으며 자동차 화물칸에 있는 짐을 집안으로 하나씩 옮겼다, 그리고 실내에 따뜻한 온기를 벽난로에 불을 지핀 후 수도꼭지를 틀어 보니 집안으로 물이 나오지 않는다, 며칠 전부터 영하 19도로 내려간 흔적들이 이곳에서 증명된다, 아마 산속은 영하 25도까지 온도가 내려간 것 같다, 다락으로 올라가 비상용 물통의 잠금 장치를 열고 물이 나오게 하니 비로소 물이 좌르르 쏟아져 나온다,
거실 바닥이 차가워서 보일러를 작동시키고 베란다로 나가 새들에게 먹이로 땅콩을 준 다음 황토방으로 내려가 황토방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2시간 동안 황토방에 불을 피우면서 연못과 개울에 가보니 개울은 완전 꽁꽁 얼었고, 연못도 전부 다 얼음으로 뒤덮혀 있다,
불을 피우는 동안 홍토방 안에서 명상을 한다,
내가 찾는 깨달음의 세계는 어디에 있는가? 나의 끝없는 구도(求道)의 길의 종점은 어디인가?
내가 찾는 파라다이스(paradise)나 유토피아(Utopia)는 어디에 있는가? 저 먼 곳, 아무도 없는 곳에 있는 것일까? 아니면 부처님이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내 마음 속에 가만히 숨어 있는 것일까?
왜 나는 알고 있으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인가?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끝없는 질문과 문답을 주고 받으며, 겨울 산속의 숲속에서 꿈길처럼 길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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