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나의 산골이야기/2024년 하반기(8월~12월) (31)
나의 산골이야기

벌써 가을인갑다, 비가 오고 난 다음날 아침에 정자 앞에 심어둔 금목서 두 그루가 꽃을 피우고 진향 향기를 풍긴다,금목서는 늦은 가을에 피어나는 향기가 짙은 사철나무 꽃인데, 추위에 약해서 겨울이 되면 나무를 캐서 창고에 보관했다가 이듬해 봄이 오면 정원에 다시 심는 20년 된 정이 든 나무다, 금목서 꽃이 피는 이맘 때가 되면 난 항상 지인들을 초대하여 마당에서 캠프파이어를 하였다,숯불에 고기를 굽고 와인을 마시며 서로의 안부와 오랫 동안 나누지 못했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친목을 돈독히 하였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이, 즉 대인 관계가 완전히 끊어져 버렸다, 한번 끊어진 정은 다시 맺기가 서먹서먹하고 또 귀찮다, ..

3일 동안 계속해서 쏟아져 내리는 비는 나를 답답하게 하고 사람이 그립다, 그래서 새로운 음식도 맛보기 위해서 동해에 있는 유명 갈비집인 을 찾아갔다, 이 갈비집은 유명한 여행 유튜버인 '차박 차박'이 소개한 갈비집으로, 난 처음 가보는 음식점이다, '차박 차박'이 해파랑 길을 여행하면서 자신이 세상에 태어나서 최고로 맛있는 갈비집이라고 유튜브에서 소개하기에 과연 얼마나 맛있게 잘하는지 알고 싶고, 경험하고 싶어서 비가 쏟아지는 빗길을 달려 찾아갔다, 내가 사는 산속에서 40분 정도 걸려 이 식당에 도착했는데, 비가 오는 토요일인데도 주차장에 자동차들이 많다,그리고 식당 안에도 손님들로 만석이다, 갈비탕을 시키고 식당 안을 살펴보는데, 식당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갈비탕을 시켜서 먹고 있다, 잠..

비가 목요일(9월 19일) 오후 부터 화요일(9월 24일) 오전까지 내렸다,가을이 시작되는 시점에 이렇게 5일 동안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건 처음이다,비가 내린지 3일째 되는 토요일부터는 개울이 황토빛 물로 넘처나고 산속은 태풍이 온 것처럼 야단이 났다, 난 올봄에 설치한 산 입구의 매실밭으로 들어가는 다리가 또 떠내려갈까봐 걱정이 되어서 비가 엄청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자동차를 타고 산 입구로 내려갔다, 매실밭에 도착해서 살펴 보니, 엄청나게 불어난 개울물은 다리를 넘쳐서 위기 상황이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서 가슴만 타들어간다, 비가 오면 좀 우울해진다, 특히 가을비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나간 시간들이 머릿속에서 불쑥 뛰쳐나오는데, 그동안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던 지난 기..

꽃무릅이 피어나고 있다, 꽃무릅이 피어나는 건 가을이 익어간다는 증거다, 밤에는 추워서 매일밤 벽난로에 장작불을 피운다, 밤에 잠자기 전에 통나무 한 개를 벽난로에 넣고 잠자면 아침까지 통나무가 타면서 집안이 훈훈하다, 작년에 간벌하면서 잡목들과 참나무들을 많이 저장해둔 덕분에 땔감이 풍부하다, 산속에서 살면서 추위를 대비해 땔감이 많다는 건 추운 겨울철이라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는 안도감과 충만감이 있다,밖은 추운데 실내가 훈훈하게 되면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안정감이 든다, 그리고 벽난로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는 불빛을 바라보고 있으면 무아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냥 멍 때린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매일 매일 보아도 불꽃은 마력이 있다, 추석을 맞이해서 마을 이장과 동네의 지인들에게 간단한 추석 선..

이태리 여행을 다녀온지 3일 후에 강원도에 왔다, 여행의 여독이 아직 다 풀리지 않았는데 개들과 강원도 산속 집이 걱정되어 서둘러 산속에 왔다, 산속은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내가 없는 사이에 비가 많이 와서 개울에 물도 많이 흐르고 산속의 땅도 물기로 축축하다,또 개들도 별 일없이 다 잘있다, 이제부터 산속은 능이버섯과 송이버섯이 나올 때인데, 이것 저것 일하느라 산속에 갈 시간이 없다,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송이버섯이 제일 먼저 나오는 산속에 가보았는데, 산속은 아직 능이버섯이나 송이버섯이 나오지 않았다, 올해 여름철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리고 가뭄이 오래 지속되어서 능이버섯과 송이버섯이 늦게 나올 거라고 동네 사람들이 말한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능이버섯과 송이버섯이 나오는 곳을 자세히 살..

강원도 산속은 이제 처서가 지나고 나서부터는 완연한 가을 날씨다, 그래도 낮에는 30도를 넘나드는 여름철 날씨처럼 덥지만, 그늘에 들어가면 서늘하고 시원한 바람이 많이 불어와 쾌적하다, 바닷가보다 훨씬 더 시원하다, 영혼의 쉼터에 작은 터를 만들기 위해 삽과 곡괭이, 괭이 등을 가지고 올라갔다,작년에 준비해 놓은 소나무를 땅밑과 양옆으로 고정시키고선 땅을 고르고 흙을 삽으로 파서 평평하게 만들었다, 이 힘든 작업을 이틀 동안 나 혼자서 했는데, 땀이 온몸에 흐르고 허리도 아프고 힘들었다, 나중 이 평평하게 고른 땅에 소금을 뿌리고 비닐을 깐 다음 텐트를 치고 의자를 한 개 갔다 놓으려고 한다,텐트 안이나 텐트 밖에서 바다를 보면서 명상도 하고 캠핑하듯이 그렇게 잠도 자고 쉬려고 한다, 그 동안 몇 가..

가을이 오는 산속에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그냥 멍하니 숲을 바라보며 커피만 마신다, 얼마 전 산속에서도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드롱기 전자동 커피 머신을 한 대 구입했다,80만원 대의 커피 머신이다, 커피 애호가 인 내가 그 동안 산속에서 이태리 비알레띠 모카포트와 뉴브리카를 이용해서 커피를 마시려고 하니까 무언가 아쉽고, 좋아하는 에스프레소다운 에스프레소를 마시지 못하니까 답답하고 해서 커피 기계를 하나 구입한 것이다, 서울 집에 도착한 드롱기 전자동 커피 머신 사용 설명서를 읽어 보고 그대로 시운전해보니까 작동이 잘 된다, 그래서 큰 기대를 안고 산속 집으로 가져와 시운전 해보는데 작동이 되지 않는다,얼마나 큰 기대를 안고서 커피기계를 사왔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교훈을 다시..

8월 22일(목)이 처서라는데 산속은 여전히 여름 날씨다, 그런데 저녁이 되면 차가운 바람 때문에 모든 창문을 닫아야 하고 이불을 덥고 잠을 자야 한다,다가오는 9월이 되면 황토방에 불을 피우고 황토방에서 잠자야 될 것 같다, 가을에 피는 꽃들이 피어나서 지금의 산속은 화려하다, 목백일홍부터 시작해서 국화꽃과 맨드라미 등의 꽃들이 피어난 산속은 화려하다, 올봄에 참나무 원목에 드릴로 천공을 해서 표고버섯 종균을 접종하였다, 표고버섯 종균을 접종하고 나면 표고버섯 균사 생장으로 열이 발생하는데, 이때 접종목의 표고종균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장작 쌓기를 하고 천막천으로 덮어놓았다, 그리고 산속에 올 때마다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 등 보온과 보습, 그리고 환기가 잘 되도록 임시 눕혀 쌓아 놓았었는데, 이제는 이..

도이 인타논 국립공원에는 7개의 폭포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산맥 아래쪽에 위치하여 비교적 접근이 쉬운 와치라탄 폭포과 시리탄 폭포이다, 폭포의 이름은 각각 '다이아몬드 계곡 폭포'와 '영광'이라는 뜻으로, 와치라탄은 국립공원에 입장하여 20.8km 지점에 위치한 주차장 바로 옆에 있으며, 시리탄은 22km 지점에 있는 길 200m를 따라 걸으면 있다고 한다, 우리 팀은 시간 관계상 시리탄 폭포에는 가지 못하고 와치라탄 폭포에만 갔는데, 멀리까지 물방울이 튈 정도로 물이 세차게 떨어져 상쾌하고 시원한 광경을 선사하였다, 물줄기는 보통 연중 내내 세찬 편이지만 5월~11월 우기에 더욱 시원하게 내리꽂는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와치라탄 폭포,,

여름의 산속에 벌개미취 꽃들이 무리지어 피어났다, 야생화 꽃이지만 여름철 산속 곳곳에 피어난 보라색 벌개미취 꽃들은 시원함과 아름다움을 함께 한다,능수화꽃들도 산속 집 지붕 위와 정원 곳곳에 화려하고 아름답게 피어났다, 여름철 무더위 속에서 피어난 꽃은 더 싱싱하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것 같다, 나는 산속에서 야생화 뿐만 아니라 다육이와 호야 종류, 그리고 난 종류의 꽃들을 많이 키우고 있는데, 비싸고 희귀한 종류의 꽃일수록 키우기가 까다롭고 잘 죽는다, 호야 종류와 동양란 종류, 서양란 종류의 난초들은 각각의 품종에 따라 물 주는 방법도 다르고 키우는 방법도 다르다, 제일 쉽게 키울 수 있다는 호접란도 20개를 사서 키웠는데 겨우 4개만 살았다, 다육이도 500개 정도를 사서 키우다가 지금은 100개..